내가 살든 대구에 비하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곳이 제주도인데 입도하고 6년 만에 처음 느껴보는 무더위 때문에 7월 중순에 준공하여 이사하기로 되어 있는 집이 더위로 공사가 진척 되지 않고 피일차일 미루어지는 바람에 한창 무덥던 8월5일에야 이사를 마무리했다. 집 짓는데 간섭하랴 대구에 있는 이삿짐까지 옮기느라 올 여름은 마뉼과 함께 정말 땀 많이 흘렸다. 난 텃밭에 흙 퍼 나른다고 허리까지 고장이 나 한참을 고생 했다. 힘든 내 집 마련의 꿈이었지만 고생한 보람만큼의 집 모양이 마음에 들어 힘든 것 보다는 즐거웠든 기억이 더 남는다. 비록 규모는 자랑할 만하지는 않지만 주위 환경과 경관이 너무 좋아 우리 부부가 여생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라 평생 제주에서의 꿈이 현실이 된 것 같다.
1층 거실에서 서귀포 앞 바다를 볼 수 있고 멀리 마라도와 가파도, 송악산과 사계리 해안이 한 눈에 들어오고 기암절벽의 박수기정이 코앞에 버티고 있다. 서귀포에서 조망 좋기로는 몇 안 되는 곳이라 하니 터는 잘 잡은 것 같다. 밤이면 고기잡이배들이 불을 훤히 밝히고 조업하는 모습은 밤하늘의 별과도 어울려 아름답다. 집 뒤로는 멀리 한라산이 보이고 가까이는 군산이 지척에 있다. 또한 서귀포의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어 겨울철이면 박수기정으로 떨어지는 서쪽 해의 붉은 노을을 볼 수 있다. 주위 자연환경이 너무 좋다보니 앞 잔디마당에 도마뱀과 뱀이 기어 다니고 온갖 나비들이 찾아온다. 새벽이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잠을 깨고 하예 앞바다의 파도치는 소리가 안방까지 들릴 정도다. 옆 마당에는 작은 텃밭도 조성하여 깻잎과 파, 상추도 심었고 앞으로 꽃도 심을 예정이다. 아직은 이사 정리하고 걸고 다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는데 모든 것이 정리되면 지인들을 초청하여 집 구경도 시켜 줄 작정이다.
원래 이 집을 지은 젊은 건설사 사장이 자기가 살기 위해 이 집을 짓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다니는 두 아이가 있어 서귀포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고 학교도 멀어 부인의 반대로 입주를 포기하였다. 운 좋게도 그것이 내 손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집은 그 건설사 사장의 취향대로 지어졌기 때문인지 내가 봐도 크게 나무랄 데가 없는 설계 공법과 자재가 투입된 점이다. 경관을 위해 원래의 땅 높이에서 트럭 수백 대 분의 흙을 부어 3미터를 더 높이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경관이 좋다. 제주도의 깨끗한 자연환경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나도 100% 전기차도 마련하고 앞 주차장에 충전시설도 갖추었다. 집 덕분인지 정년퇴직이 아직 몇 년 더 남아 있는 마뉼까지 명예퇴직 해 제주로 내려 왔다. 아직은 가족, 친척, 친구들이 모두 대구에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한 달에 한번은 대구를 오가곤 하지만 여기가 좋아도 너무 좋다.
2016년8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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